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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스타트업 이야기/심사역 이야기

벤처캐피탈 합격 후기 : 인생은 운칠기삼

by 푸릇새싹 2022. 10. 3.

 

안녕하세요. 운칠기삼 투자이야기(구. 투자 잡학사전) 주인장입니다.

 

얼마전 지원했던 VC 회사에 합격하여 벤처캐피탈리스트(투자심사역)가 되었습니다.

 

고대하고 고대하던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었지만 아직은 얼떨떨합니다.

 

실감이 안나서 일까요. 이제 시작이라는 걸 알기 때문일까요.

 

어찌되었든 합격했으니 합격 후기를 남기려합니다.

 

제 합격 후기가 벤처캐피탈리스트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신생 창업투자회사에 주니어로 들어가다

우선 제가 합격한 회사부터 소개하자면, 생긴지 얼마 안 된 창업투자회사(창투사)입니다.

 

일반적으로 VC라고 부르는 곳이죠.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VC는 창투사, LLC, CVC, 엑셀러레이터 등을 통칭하는 말이긴 합니다.)

 

소개에 앞서 말씀드릴 건 VC마다 선호하는 섹터(분야)가 다르고 투자하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제가 속한 곳은 주로 딥테크를 보유한 기업에 초기투자를 하는 회사입니다. 평균적으로 시리즈A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저는 산업계 경력이 있었지만 벤처 투자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주니어 신입의 조건으로 본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VC 합격자 스펙

VC를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궁금해 하실 겁니다.

 

'과연 VC가 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저의 스펙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감안하셔야 할 건 저희 회사같은 경우에는 신생 VC이기 때문에 앞으로 회사를 함께 키워내갈 주니어를 찾고 있었고, 해당 케이스였기 때문에 제가 운좋게 합격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보통 VC들의 스펙은 저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걸 감안하고 봐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일단 저는 통신사에서 컨설팅 업무를 1년 7개월 정도 했습니다.

 

그리고 기술신용평가기관에서 TCB(기술신용평가) 보고서 작성, 기술분석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6개월 정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리서치 플랫폼에서 프리랜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퍼블릭한 보고서도 3편 썼고 블로그도 꾸준히 운영했습니다.

 

추가적인 설명은 이곳을 참고하시면 되고, 제 블로그를 살펴보시면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좀 더 자세히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제 스페셜한 경우 외에 제가 보고 들은 VC 합격자들의 공통적인 스펙을 말씀드리면,

 

일단 고학벌의 이공계 전공이거나 고학벌의 상경계 전공입니다.

 

인서울 최상위 학사에 석사-박사도 종종 보입니다. 고학벌일 수록 VC에 들어갈 확률이 높은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보통 IT 업계 or 금융업계의 경력이 3-5년 정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영업을 통해 실무가 이뤄지기 때문에 산업계-학계에 발이 넓을 수록 유리합니다. 

 

자격증은 CPA, CFA가 있으면 좋고, 나머지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반면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게 심사역의 역할인 만큼,

창업 경험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메리트가 있습니다. 

 

 

하우스에 따라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다

위에서 설명한 공통적인 부분 외에는 하우스별로 전혀 상이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벤처캐피탈 중에 B사가 있습니다.

 

이 하우스는 바이오 섹터를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로, 심사역을 뽑을 때도 바이오 전공자를 뽑습니다.  

 

바이오 분야의 경우, 전공자가 아니면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의 기술을 이해하는 게 상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D사의 채용조건

이렇게 섹터에 따라서 뽑고자 하는 인재상이 구분되기도 하지만, 하우스가 취하는 투자전략에 따라서도 뽑고자 하는 인재가 달라지게 됩니다.

 

벤처캐피탈 중에 A사의 경우, 초기 투자보다는 자본시장에 가까운 시리즈 B, C, pre-IPO 시기에 투자하기 때문에

 

증권사/자산운용/VC/PE 등 금융권에서 일한 경험을 우대조건으로 두고 있습니다.

 

A사의 채용조건

 

따라서 지원할 하우스를 선택할 때도 본인의 경험과 전공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력서나 면접에서도 내가 관심두는 섹터와 투자시기를 어필하는 게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저희 회사가 초기의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라는 것을 알고, 그와 연관된 경험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면접과정에 임했습니다.

 

 

스펙보다 더 중요한 건 진심

지금까지 합격 후기이자, VC 합격자 스펙과 하우스별 인재상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이런 저런 데이터들도 중요하지만, 합격에 가장 필요한 건

 

'내가 얼마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활동들을 해왔다' 인 거 같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내가 얼마나 VC에 진심이며, VC가 하는 일과 VC 생태계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지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심은 어디서나 통하니까요.

 

 

앞으로의 내 행보

합격후기이지만 앞으로의 다짐으로 글을 마무리 하고 싶네요.

 

얼마전 만난 친구가 그러더군요. '심사역이 되었으니 이제 만족하니?'

 

저는 '아직 멀었다'라고 답했습니다. 

 

밖에서 보기엔 굉장히 멋있고 스페셜해보이는 직업이었습니다만,

 

들어와서 느낀건 영업적인 성격이 굉장히 강하고 성과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빡센 직업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다 보니 딜 발굴에서 투자-청산까지 한 사이클을 경험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며, 그만큼 모든 과정을 경험하고 성장하여 전문가가 되기가 어려운 직업입니다.

 

하지만 직업 만족도가 높은 직업인 것은 확실한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뵀던 선배님들 모두가 굉장히 이 직업과 하는 일에 만족해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럴거라 생각하구요.

 

 

이번 글은 여기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VC에 입사하는 법(공고는 어디서 확인하는지, 벤처캐피탈 양성과정 등)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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